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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 어느덧 2년이 지나고 있습니다. 정신없이 달려온 주니어 생활을 돌이켜보니 이곳에서 일하며 많은 것을 새롭게 접하고 배웠습니다. 실수를 연발하고 자괴감에 빠질 때도 많았지만 경험이 쌓일수록 조금씩 능숙해져 디자인에 더 재미가 붙기도 했습니다. 새해를 맞이해 지나온 시간을 스스로 돌아볼 겸, 그동안 몸소 배운 것들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1. 디테일의 나비효과
신입 때, 가장 많은 실수를 했던 부분이었습니다. 평소 덜렁대는 성격 탓도 있지만, 대학생 때는 픽셀 하나 어긋난다고 누가 지적해준 적이 없었어요. 전체적으로 봤을 때 그럴싸해 보이면 잘한 줄 아는 참 어리숙한 착각도 했었습니다. 실상은 섬세한 마무리가 신입 디자이너들의 작업물을 봤을 때 가장 큰 차이가 나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실무를 겪어보니 디테일을 대하는 태도가 프로와 아마추어를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적어도 나 한 사람이 잘못 건드린 픽셀 하나로 여러 사람이 이중 작업을 하게 되는 번거로운 상황은 피하는 것이 좋겠죠? 그뿐만 아니라 훌륭한 디자인은 들여다볼수록 세밀한 부분까지 완벽할 때 더 큰 감동을 전해줍니다.
2. 디자인에 치트키는 없지만 단축키가 있다.
성격이 급한 편이라 그런지 학교 다닐 때 작업물을 빨리 완성하는 편이었습니다. 그러나 입사 후, 팀장님께 손이 느리다는 지적을 참 많이 받았어요.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 정신없는 마우스 클릭으로 작업을 해왔던 저는 뒤늦게 단축키를 익혔습니다. 단연 단축키를 잘 활용할수록 작업속도가 훨씬 향상되는 것을 체감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클릭을 빨리한들 단축키의 속도는 따라가지 못합니다. 단축키는 손의 움직임뿐 아니라 시선의 이동까지 단축해주니까요. 머릿속에 떠다니던 것을 손끝으로 더 빠르고 정확하게 그려낼 수 있다면, 단축키가 곧 디자이너의 치트키가 아닐까요?
3. 엉뚱한 생각을 함부로 삼키지 말자.
모든 게 조심스러웠던 입사 초기에는 번뜩 떠오른 생각이 비난받거나 틀릴까 봐 회의 시간에 의견 내는 것을 망설일 때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엉뚱한 생각도 다듬어보기 전에는 좋고 나쁨을 단정 지을 수 없어요. 다양한 생각을 계속 표출하다 보면 남들이 예상하지 못했던 아이디어에서 창의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크리에이터라면 무엇보다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 자세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들을 적극적으로 표출하려고 노력합니다. 종종 무리수를 던져 아무 말 대잔치가 되기도 하지만요. 남들이 좀 웃으면 어때요? 한순간 웃음거리가 될지라도 언젠간 아이디어 뱅크가 되어있을지도 모르죠! 표현의 두려움을 당장 떨쳐버립시다.
4. 수동적이지 않으려면 호기심을 가지자.
패기와 열정으로 가득했던 입사 초기에는 모르는 게 있으면 무엇이든 알아내려 노력을 많이 기울였습니다. 수시로 의문 품고 고민하는 습관이 뜻밖의 아이디어를 가져다주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일에 익숙해지다 보니 정해진 틀과 고정된 방식에 안정감을 느끼는 순간을 마주하기도 합니다. 진정 크리에이터를 꿈꾼다면 늘 해오던 방식과 선임자의 생각이 항상 옳을 것이라는 믿음은 버리는 게 좋습니다. 어느 순간 고민이 줄고 일이 편해졌다는 생각이 든다면 주어진 틀 안에서 수동적으로 일하고 있는 건 아닌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동안 숱한 시행착오에 길 잃고 넘어져 괴로워하기도 했고,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자신에게 끊임없는 의구심이 들어 불안할 때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지나고 보니 부딪히지 않았다면 몰랐을 경험 속에서 참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아직 당장 큰 성과를 바라기보다 이전보다 나아가는 자신을 믿고 그 과정에 집중하는 힘이 필요한 때인 것 같습니다. 스스로 능력을 탓하고 걱정하는 마음을 버리고, 그저 해야 할 일을 꾸준히 해내다 보면 언젠가 단단하게 성장해온 자신을 발견할 날이 오지 않을까요?
글/그림 : 박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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