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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Art

앙리 마티스 '이카루스', Jazz(1947)

Henri Matisse

France

31 Dec 1869 - 03 Nov 1954


20세기 미술, 표현주의 야수파 화가.







내가 좋아하는 작품. 과감한 색채와 단순한 형태 속에 담긴 그 미묘함.


앙리 마티스이카루스’, 1946 (Jazz, 1947 출판)


즐거워 춤을 추는 같기도 하고 무중력 상태에 있는 같기도 하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이카루스는 들어가면 나올 없는 미궁을 만든 다이달로스의 아들이다. 미노아 문명의 미노스는 괴물을 가두기 위해 다이달로스에게 미궁을 만들게 했다. 그런데 괴물을 달래기 위해 먹이로 던져 아테네 왕자 테세우스가 괴물을 죽이고 탈출하자 화가 미노스 왕은 다이달로스와 그의 아들 이카루스를 미궁 속에 가두어 버렸다. 여기서 탈출하는 방법은 오로지 하늘 .


다이달로스는 새의 깃털을 밀랍으로 이어 붙여 날개를 만들고 이카루스에게 입혔다. 다이달로스는 이카루스에게 날개를 붙여주며 단단히 주의를 주었다너무 높게 날면 태양빛에 밀랍이 녹아내려 추락하고, 너무 낮게 날면 바닷물에 날개가 젖어 날지 못한다. 그러니 너무 높게도, 낮게도 날지 말아라.”


하지만 이카루스는 점점 높게 날아갔고, 아버지 말대로 태양빛에 날개가 녹아 끝내 추락하고 말았다. 마티스는 이카루스의 한없는 추락을 이렇게 표현했다. “열정적인 심장을 가진 이카루스가 하늘에서 추락하다.” 이카루스의 가슴에는 정신없이 뛰고 있는 빨간 심장이 있다. 주변에는 밀랍으로 붙인 날개 깃털이 노란색 섬광처럼 퍼덕이며 푸른 하늘 어딘가로 떨어지고 있다.


미지의 세계, 욕망에 대한 동경을 상징하는 이카루스.

우리는 이카루스처럼 무리수를 두고 승승장구할 때의 쾌감도, 무리수를 두다 결국 발등을 찍고 마는 절망감도 안다. 이카루스는 감히 태양까지 날아올랐다가 떨어져 신화가 되었지만 사람은 그렇게 신화가 없다. 그러니 최악의 순간이 최후가 되는 경우도 흔치 않다. 떨어질 곳이 없으면 올라갈 밖에 없는 것이 그나마 위안일 것이다. 너무 높게 날아서도 낮게 날아서도 안되는 태생적 한계 속에서 높게, 높게 날아보고 싶은 인간의 욕구. 그것이 갈망, 야망, 욕망, 희망, 소망, 어떤 형태든 누가 비난할 있을까? 그래서 마티스가 그린 단순 과감한 이카루스 안에서 살아야 하는, 살아내야 하는 우리 모습을 빤히 들여다보게 된다.

이지현 문화칼럼니스트






앙리 마티스재즈’, 1947


강렬하고 선명한 색의 그림들은 서커스, 민담, 여행에 관한 기억의 결정이다. 색과 리듬이 있는 나의 즉흥 작품이 한꺼번에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않게 하려고 글을 넣는다. 글들은 작품을 받쳐주고, 둘러싸며 작품의 특성들을 보호하는 일종의배경음역할을 하고 있다. 

- 마티스, <재즈> 인용문